2018년을 맞아 1인당 국민소득이 3만 달러 시대로 진입, ‘선진국’ 대열에 바짝 다가섰다는 장밋빛 전망은 온 국민의 가슴을 설레게 한다. 이에 반해 지난해부터 감소된 생산가능인구가 올해부터 본격화되었다. 이는 해를 거듭할수록 감소 폭이 급속히 커져 2022년부터는 연평균 30만 명씩 줄어들고, 종국에는 한민족이 사라질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에 직면해 있다. 우리 민족의 존폐가 걸린 저출산 문제를 집중적으로 살펴보자.

출산정책에 성공한 나라로 프랑스를 꼽고, 실패한 나라로는 일본이 거론된다. 우선 일본은 아베 정부가 ‘1억총활약담당상’이라는 장관급 기구를 내세워 정책을 폈으나 매년 20만~30만 명씩 인구가 줄어들고 있다. 경기부양책과 2020년 올림픽 특수 등이 겹쳐 경제가 반짝 살아났지만, 일할 사람이 부족해 정년을 80세로 연장하는 회사가 늘고 있다는 언론보도를 접할 정도다. 일본의 고령화, 저출산으로 인한 경제,ž사회적 문제는 더욱 심각해질 전망이다. 단적인 예로, 일본은 현재 빈집이 전국 800만 호로 이것도 어마어마한 숫자지만 2033년에는 2000만 호로 증가할 거라는 통계가 있다(우리나라 전체 주택 수 1636만 호).

이에 반해 프랑스, 스웨덴, 덴마크 등은 출산 및 인구정책에 성공한 좋은 사례다. 프랑스는 오랜 세월 꾸준히 실효성 있는 정책을 실시해왔다. 우선, 결혼으로 출산을 해결하겠다는 고정관념을 버리고 동거, 미혼모 출산을 양성화하고 비혼자에게 결혼과 동일한 혜택을 주었다. 그 결과 프랑스 결혼률은 30% 안팎이지만, 합계출산율은 2.1명으로 한국의 1.17명보다 매우 높다. 둘째, 육아는 국가가 책임진다는 기조 아래 보육정책을 펼쳤다. 아이를 낳으면 보육수당을 지급해 육아를 위한 경제적 지원을 아끼지 않았고, 직업이 없어도 아이가 많으면 최저 생활이 가능하다. 셋째, 이민을 적극 장려해 인구문제를 극복했다. 미국은 저출산에서 자유롭다. 출산율도 비교적 높지만, 무엇보다 세계 도처에서 최고의 인재들이 이민을 오는 나라이기 때문이다.

그럼 우리나라는 어떨까? 2011년부터 생산가능인구는 줄고, 젊은이들은 결혼을 거부하며, 결혼하더라도 아이를 낳지 않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정책은 ‘빨리 결혼해 아이를 많이 낳게 하자’에 맞춰져 있다. 지난 10여 년간 150조 원의 예산을 쏟아부었으나 합계출산율은 여전히 1.1명 정도 수준이며, 결혼을 위한 환경과 인식 수준은 악화되어 결혼하지 않는 것이 젊은이들의 트렌드가 됐다. 저출산정책을 추진하는 데는 블루오션 전략 같은 발상의 전환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며, 3가지 해결 방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첫째 미국, 프랑스, 독일처럼 이민정책을 적극 펼쳐야 한다. 현재 상황은 우리 자체의 출산 노력만으로는 마지노선을 넘어섰다고 판단된다. 이민청이나 인구청 같은 독립기구를 세워 인구문제, 이민문제를 전담케 하고 관련법을 개정해 이민정책을 적극 펼쳐야 한다.

둘째, 결혼으로 출산을 해결한다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야 한다. 동거나 미혼모, 입양 등에 대한 사회적 대합의 및 자연스러운 수용이 이뤄져야 할 때다.

셋째, 무엇보다 기업이 사활을 걸고 저출산 문제에 적극 나서야 한다. 세계 최고의 고령화 속도, 급격히 줄어가는 인구로 인해 더 이상 일할 인력이 없는데 정부만 믿고 어찌 뒷짐만 지고 있겠는가? 필자는 오래전부터 젊은 직원들에게 4인 출산 장려와 함께 입양자를 포함해 자녀 수와 관계없이 유치원에서 대학까지 지원하는 학비지원제도 등을 운영해왔다. 이는 저출산 문제에 대해 강력한 사회적 화두를 던지고 사회적 책임과 사명을 다하려는 의지 때문이다. 한(韓)민족의 미래가 달린 저출산 문제에 대기업도 적극 나서서 자체적으로 합계출산율을 관리하고, 직장 내 어린이집 확충, 육아지원제도, 여성경력단절 현상 등에 적극 투자하고 협력업체와 연관 기업까지도 지원해 대한민국의 미래를 밝히는 희망의 불씨가 되어야 한다.

한미글로벌 회장 김종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