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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고의 고향인 덴마크 빌룬에 새로운 랜드마크가 들어섰다. 바로 레고하우스(Lego House)다. 다양한 컬러와 레고 브릭으로 완성한, 상상 속에나 존재하던 창의적인 공간을 만나보자.

글_이용재(건축 칼럼니스트)

사진_레고하우스

레고의 과거 그리고 현재

레고의 역사는 193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덴마크 빌룬의 목수 올레 키르크 크리스티얀센이 문을 연 장난감 공장이 그 시초다. 그는 바퀴 달린 오리 인형 풀 토이나 자동차, 요요 등의 목재 장난감에 ‘레고(Lego)’라는 이름을 붙였다. 덴마크어로 ‘잘 논다’는 뜻의 ‘레그 고트(Leg Godt)’에서 따온 말이다. 명성을 얻어가던 1942년, 화재로 공장을 잃은 그는 나무에서 플라스틱으로 재료를 바꿔 새 출발했다. 지금의 레고 브릭 형식이 갖춰진 것이다. 그리고 1954년, 올레의 아들인 고트프레드가 가업을 이으며 ABS 수지를 도입한 뒤 레고는 세계적 브랜드로 성장했다. 2000년대 초반에는 비디오 게임기에 밀려 주춤하면서 파산의 위입하고 사업 부문 정리, 디지털화의 도입 등으로 이를 극복해냈다. 2015년에는 기업 브랜드 가치를 평가하는 자문 업체 ‘브랜드 파이낸스’가 뽑은 ‘세계에서 가장 인지도 높은 브랜드’에 페라리를 제치고 선정되었다. 이런 레고가 고향인 빌룬에 새로운 랜드마크인 레고하우스(Lego House)를 오픈했다. 레고의 창립 85주년인 2017년 9월에 개장했다. 일종의 귀향이라고 할 수 있는 레고하우스의 설계는 BIG(Bjarke Ingels Group, 비아케 잉겔스 그룹)이 맡았다. 레고처럼 덴마크 출신이지만 뉴욕에 지사를 설립하고 세계적으로 뻗어나가는 건축회사로, 실리콘밸리의 구글 사옥 등을 통해 활달하다 못해 다소 엉뚱한 건축 및 공간 어휘를 선보여온 기업이다. 그런 개성이 무한한 상상력을 자극하는 레고의 기본 가치와 맞물려, 레고하우스는 천생연분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그만큼 클라이언트의 의도가 건축가를 통해 공간과 형태 언어로 잘 구현되었다는 의미다.

덴마크 남부의 작은 마을 빌룬은 레고의 고향이자 ‘레고의 나라’다. 놀이동산인 레고랜드나 워터파크 라란디아, 레고 생산 공장 등이 자리 잡고 있지만 전체 인구 7000명의 57%에 이르는 4000명이 레고에 고용되어 일하고 있다. 레고하우스는 이러한 맥락을 도시 및 건축적으로 한층 강화시켰다. 일단 부지부터 그렇다. 레고하우스의 부지에는 원래 빌룬의 옛 시청사가 있었다. 행정구역 통폐합으로 기능을 잃은 시청 자리에 들어서 일단 상징적으로 도시의 중심 역할을 할 뿐 아니라, 앞서 언급한 레고랜드나 라란디아 등을 위해 외곽만 훑고 지나가는 방문객의 발길을 도시로 이끈다.

레고하우스는 관문 및 광장의 기능적 역할도 맡고 있다. 건물의 1층 로비가 사방으로 열려 있는 데다 기둥 없이 탁 트여 있어 개념 및 건축적으로 개방적인 공간을 구현한다. 덕분에 레고하우스는 커뮤니티를 위한 만남의 광장이라는 공적인 역할도 맡고 있다. 건물의 네 귀퉁이 가운데 두 군데에서는 점진적으로 넓어지는 계단이 지면에서 2층 지붕까지의 높이를 자연스레 연결해준다.

형형색색의 레고 놀이터

현대건축의 거장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의 멘토인 루이스 설리번은 ‘형태는 기능을 따른다(Form Follows Function)’는 기능주의적 건축 철학을 남겼다. 1만2000㎡의 총면적에 2500만 개의 레고 브릭이 쓰인 레고하우스는 과거와 현재를 아우르는 한편 미래의 비전을 보여주는 공간으로, 바로 이 기능주의 철학을 충실히 반영했다.

‘어린이 나라의 수도’를 표방하는 레고하우스는 기본적으로 유료 입장객을 위한 일종의 놀이동산이다. 한눈에 들어오는 가장 바깥쪽 육면체 공간인데 지붕의 4가지 색깔로 직관적 이해가 가능하듯, 서로 다른 4가지 목적을 위한 레고 놀이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이 핵심이다.

먼저 빨간 지역은 창의력을 위한 놀이 공간이다. 빨간색이 품은 강렬함이 말해주듯, 이곳에서는 규칙에 구애받지 않고 마음껏 원하는 모양을 만들며 창의력을 키울 수 있다. 레고를 조립해 만든 폭포수에서 쏟아져 내려온 브릭을 가지고 노는 한편, 창의력 연구실에서 전문 선생님의 수업을 받으며 창작 세계의 폭을 한층 넓힐 수 있다. 파란 지역은 색의 차분함이 상징하듯 논리를 바탕으로 인지 능력을 계발하는 공간이다. 이곳에는 ‘로봇 프로그래밍’, ‘도시 계획’, 짧은 거리를 날아 장애물을 통과하는 자동차를 고안하고 만드는 ‘시험 운행’의 3가지 프로그램을 통해 특정 문제 해결을 위한 능력을 레고 놀이로 키울 수 있다. 세 번째 공간인 녹색 지역에서는 사교력을 키울 수 있다. 다른 이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그에 걸맞은 반응을 하는 능력이다. 레고로 세운 ‘생기 넘치는 도시’, ‘북적이는 도시와 시골’, ‘열대 낙원의 세 섬’을 탐험하며 레고의 상징인 꼬마 인간의 삶을 관찰하고 이야기하는 ‘세계 탐험’, 머리와 몸통 등을 조립해 수없이 많은 조합의 꼬마 인간과 그가 주인공이 되는 이야기를 지어내는 ‘인물 창조’, 레고로 이루어진 작은 세계에서 자신만의 영화를 찍는 ‘이야기 연구소’, 레고를 2배 확대해 만든 어린이용 브릭 듀플로로 세계를 짓는 ‘듀플로 도시 건설’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준비되어 있다. 마지막으로 노란 지역은 정서 계발 공간이다. 달팽이 같은 작은 생물이나 꽃을 만드는 한편, 물고기를 만들어 스캔하면 디지털 수족관에서 헤엄치는 모습을 감상할 수 있다. 이런 과정을 통해 정서가 이끄는 사고 과정에 대해 생각해보는 기회를 갖게 된다.

건물의 1~2층을 차지하는 4가지 색 놀이 공간의 위층은 전시 공간이며, 이 모든 공간을 건물 맨 위에 얹어놓은 거대한 2×4 레고 브릭 모양의 ‘걸작 전시관’이 한데 아우른다. 흔히 2×4 브릭을 레고의 ‘쐐깃돌(Keystone)’이라 일컫는다. 그만큼 레고 전체에서 핵심이라는 의미고, 이를 그대로 차용해 구현한 꼭대기 공간에는 이름에 걸맞게 세계 각국의 레고 애호가들이 만든 각종 레고 모형을 전시하고 있다. 그리고 지하에는 지금까지 발매한 레고 제품 가운데 200가지를 완성품과 함께 전시하고, 아울러 디지털 카탈로그를 제공하는 레고 역사박물관이 있다.

세계적 명성의 미술관이나 박물관 등 문화 공간엔 그에 걸맞은 카페나 레스토랑, 그리고 기념품(소위 ‘굿즈’) 판매점이 들어서 있기 마련이다. 레고하우스 또한 레고를 적극 활용해 독특한 경험을 선사한다. 먼저 세 군데의 외식 공간 가운데 하나인 패밀리 레스토랑에서는 아예 주문을 레고 브릭으로 한다. 4가지 레고 브릭을 조합해 먹고 싶은 음식의 부호를 만들어 식탁에서 스캔하면 접수되는 것. 음식은 레고로 만든 상자에 담겨 나온다. 기념품 가게에서는 ‘어른의 레고’로 인기를 끄는 건축 시리즈의 일환으로 레고하우스 자체의 모델을 사거나 성격 테스트를 통해 자신의 꼬마 인간을 만들 수 있다.

레고하우스를 경험한 관람객들은 출구에서 빨간색 2×4 브릭 6점과 한 가지의 조립 방법이 그려진 설명서로 된 작별 선물을 받게 된다. 바로 레고하우스의 꼭대기에 올라앉은 쐐깃돌이다. 똑같은 브릭 6개로 만들 수 있는 모양은 전부 9억1500만 가지로 한 번씩 조립해보는 데 3000년이 걸린다. 레고가 내세우는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맛보고 떠나는 이에게 안성맞춤인 선물이다.

Lego House has recently opened at the hometown of the famous Lego brick, Billund, Denmark. In celebration of Lego’s 85th Anniversary, the building was designed by BIG (Bjarke Ingels Group). The building also serves multiple functions such as an exhibition and a tourist attraction. The first floor lobby is accessible in all directions and architecturally, as it is open and there are no columns, it provides an open floor plan. As such, the Lego House serves the community as a plaza for people to meet. A cascading slope exists on the two opposing sides of the building where it connects the ground floor to the roof top. With a total area of 12,000㎡, a total of 25 million Lego bricks was used for the Lego House, an architectural landmark that connects the past to the present, a building that shows the vision of the fu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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