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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글로벌 김종훈 회장이 독자들에게 전하는 메시지입니다.

한 나라의 소득수준이 높아지면 국민들의 시대정신, 사회 인식의 성숙도도 함께 올라가는 것일까?

얼마 전 헝가리, 체코 등 동유럽 국가들을 여행했는데, 우리보다 1인당 국민 소득이 낮은 그곳 나라들이 가지고 있는 ‘품격’을 마주하면서 우리나라를 다시 생각해보게 됐다. ‘품격’의 사전적 의미는 ‘사람 된 바탕과 타고난 성품’이다. 국민소득이 늘어나는 만큼 품격도 함께 더해진다면 나라의 품격인 국격(國格)이 높아지는 건 당연한 일이라 하겠다.

그러나 우리의 기반시설(Infrastructure)이 다른 나라와 비교해 우수한 것과 달리, 우리 사회의 법•제도, 관행, 품격, 교육, 시대정신, 인식수준 등 사회기반시설(Social Infrastructure)은 안타깝게도 그만큼 발달하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2016년 기준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은 1조 4112억 달러로 세계 11위이고, 1인당 국민소득(GNI)도 2006년 2만 달러 진입 이후 11년 만인 올 연말에는 3만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소득수준만큼 국민의 품격이 높아졌는가 자문해보면 선뜻 자신이 서지 않는다. 아마도 우리의 품격 수준이 선진국과 비슷하게 되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이다. 적어도 100년은 걸릴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까지 갖게 된다.

한 예로 우리에겐 익숙하지 않지만 미국이나 대부분의 유럽 국가에서는 당연한 팁(Tip) 문화를 살펴보자. 팁 문화는 익숙하지 않은 이에게는 스트레스가 되기도 하지만 긍정적인 사회 서비스 개선 효과를 가져온다고 생각한다.

공유경제의 대명사인 우버 택시는 노 팁(No Tip) 규정을 고수했으나, 최근 운전자들의 반발로 팁을 허용했다. 우버 택시는 운전자나 승객 모두에게 평가 시스템이 작동되며, 팁 지급은 자율이다. 이 때문에 평가가 우수한 기사는 택시 내부 청결이나 서비스 등에서 확연히 차이가 난다. 경제적으로 큰 도움이 되는 고액이 아닌 고마움의 표현이었던 소액의 팁이 서비스를 개선시키는 계기가 된 것이다. 또한 여행자에게 호의적인 국가 이미지를 주는 등 작은 팁이 주는 나비 효과, 선순환의 결과는 엄청나다고 할 수 있다.

최근 시장조사기관 GfK(Growth from Knowledge)가 발표한 2017년 국가브랜드지수(NBI) 조사 결과 1위로 뽑힌 독일은 정치인 뿐만 아니라 어린 학생부터 성인까지 시민 모두가 과거의 잘못을 인정하고 역사를 현재 삶의 교훈과 거울로 삼는 것을 볼 수 있다. 1970년 독일의 이러한 성숙한 정치문화와 시민의식은 1976년부터 펼쳐 온 시민교육에서 찾을 수 있다. 독일에선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고교 졸업까지 ‘정치교육(Politische Bildung)’이라는 교과목의 시민교육이 이뤄지는데 정치, 사회, 환경, 노동 등 논쟁이 되는 다양한 사회 이슈에 대해 열띤 토론을 펼치고, 주의회와 주정부 청사를 방문하는 현장학습도 진행된다. 독일의 시민교육은 성인이 된 이후에도 전국 1000여 개에 달하는 시민대학과 정치교육을 통해 이어진다. 독일 시민의 정치참여, 환경보호, 소비 등 사회문화 환경지수가 높은 이유는 바로 이러한 시민교육 시스템 덕이다.

우리 사회의 품격을 올리는 것은 엄청난 국가 예산이나 기업의 거창한 캠페인이 아니라 우버 택시의 소액 팁 주기와 같은 작은 변화다. 이 변화가 사회 전반의 분위기를 바꾸고, 품격 높은 사회적 서비스를 창출하는 선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는 자연스럽게 자국민의 몸과 마음에 녹아 들어 국격이 된다고 생각한다.

‘사람은 인격으로 완성되고 국가는 국격으로 완성된다’는 말이 있다. 국민소득만이 아니라, 국민의 품격으로 대변되는 국격이 높아질 때 비로소 우리 사회, 우리 대한민국의 선진화가 완성되는 것이 아닐까. ‘우리 일상 속 작은 변화부터 시작해 보길 희망한다.



한미글로벌 회장 김종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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