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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axim Schulz

2017년 1월 11일, 독일 총리 앙겔라 메르켈이 참석한 가운데 NDR 엘브필하모니 오케스트라의 초연과 함께 엘브필하모니가 10년간의 긴 공사 끝에 개장했다. 독특한 물결 모양의 유리 건축물은 이미 전 세계인의 많은 관심을 받으면서, 21세기 새로운 유형의 문화시설이자 함부르크 항구 지역 재생 사업의 상징적 건축물로 주목받고 있다.

글_유승호

- 건축 칼럼니스트

- 한양대학교 건축학부, 건축대학원

- 런던정경대 석사

- 런던대 바틀렛스쿨

ⓒ Michael Zapf

산업도시에서 문화도시로 변화 시도

함부르크는 한자동맹부터 이어져온 독일의 오랜 항구도시이자 무역도시다. 현재 인구는 약 170만 명이며 베를린에 이어 독일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로, 유럽 북부 지역의 금융과 무역 중심지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함부르크의 문화산업과 여행산업은 독일의 다른 도시에 비해 뒤처진 것이 사실이다. 함부르크는 음악 수도를 자처해왔지만, 주요 오케스트라 및 클래식 공연의 유치와 음악 교육 등 경쟁 도시인 베를린과 뮌헨에 뒤떨어져 있다. 함부르크 시 정부는 엘브필하모니를 통해 클래식과 음악 공연을 유치하고 점차 높아지는 청중의 눈높이에 맞춰 상징적 문화시설로서 관광산업 육성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하고 있다. 함부르크 시는 오페라하우스나 빌바오 구겐하임 미술관처럼 엘브필하모니가 도시의 문화적 풍요로움뿐 아니라, 기존의 무역 및 항구도시의 이미지를 벗어나 도시 전체에 변화와 새로움을 전하길 바라고 있다.

ⓒ Michael Zapf
ⓒ Todd Rosenberg Photography

과거를 바탕으로 한 새로움

엘브필하모니는 스위스의 유명 건축사무소 헤르조그 & 드뫼롱(Herzog & De Meuron)이 함부르크 시의 항구 지역에 자리한 가장 큰 창고 건물을 21세기의 새로운 복합 문화시설로 변모시켰다. 1875년에 완공된 벽돌 건물의 카이저스페이처(Kaiserspeicher)는 함부르크 항구의 가장 큰 산업유산으로서 코코아 원두, 담배, 차의 저장 창고였다. 1963년 노후된 기존 벽돌 건물을 철거한 뒤 1966년에 새로운 창고 건물을 완공했다. 1990년대까지 창고로 사용되었는데 경제적 활용도가 감소되어 2007년 함부르크 의회는 역사적 산업유산의 레노베이션을 통해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기 시작한다. 건축을 맡은 헤르조그 & 드뫼롱은 창고 건물의 강한 기하하적 형태와 단단한 벽돌 외벽이 자신들이 생각했던 유리 건물과 대비 효과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건물의 벽돌 외벽은 유지하고 내부의 기존 1111개 기둥에 650개의 기둥을 더해 총 20만 톤의 유리 건물이 지상 50m 위에 올라설 수 있게 구축했다. 개성 있는 디자인을 위해 파도 모양의 독특한 지붕선을 지지하고, 외부 입면을 유지하기 위해 기초 부분의 보강 외에도 특별한 구조물인 슈퍼 스트럭처를 지붕 부분에 설치했다.
총 26층, 총면적 12만㎡의 엘브필하모니는 21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대형 콘서트홀과 각각 550명, 15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콘서트홀로 구성되어 있다. 건축 단계에서 문화시설로서의 역할도 중요하지만 기존 항구 지역에 없던 기능을 추가해야 엘브필하모니가 도시의 상징물이 될 수 있을 거라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콘서트홀과 함께 244개의 객실을 갖춘 호텔, 45개의 고급 주거 공간, 피트니스센터, 레스토랑, 엘베 강과 함부르크 시의 경관을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를 마련해 더 많은 사람이 이곳을 찾을 수 있도록 했다.

ⓒ Michael Zapf

사운드와 퍼포먼스의 감동을 품은 콘서트홀

한스 샤론(Hans Scharon)의 베를린 필하모니 홀(Berlin Philharmonie Hall)은 헤르조그 & 드뫼롱이 엘브필하모니를 설계할 때 참고한 건축물이자 뛰어넘어야 할 대상이었다. 1963년에 완공한 베를린 필하모니 홀은 모든 객석에 동일한 음향 효과를 전달하는 기능적 완성도가 뛰어난 독창성으로 오랫동안 독일 사람들에게 사랑받아왔다. 헤르조그 & 드뫼롱은 지휘자와 오케스트라가 청중의 중앙에 위치해 모든 방향으로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고 동일한 소리를 전달하는 한스 샤론의 방법을 적용하기로 한다. 무대를 향해 살짝 경사진 채 형성된 비대칭적 객석은 포도밭을 연상시키는데, 이러한 형태는 이미 고대 그리스 시대 델포이의 원형경기장에서 그 기원을 찾을 수 있다. 무대와 객석은 공연 특성에 맞게 변형이 가능하도록 설계해 클래식, 재즈, 록 등 음악 특성에 맞는 공연장으로 사용할 수 있다.
기술적인 음향의 조율은 세계적 음향 전문가 야스히사 도요타(Yasuhisa Toyota)가 맡았다. 그는 시드니 오페라하우스 보수 공사, 도쿄의 월트 디즈니 콘서트홀 등 50개가 넘는 세계적인 음향 관련 프로젝트를 수행한 인물이다. 야스히사 도요타는 달 운석 모양의 소형 하얀색 드라이월 플레이트(White Skin)를 디지털 기술을 통해 제작한 뒤 콘서트홀 벽면에 설치해 고른 사운드 효과를 만들어낼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헤르조그 & 드뫼롱은 21세기 콘서트홀이 음향의 효과적 전달뿐 아니라 지휘자와 오케스트라의 퍼포먼스 역시 청중에게 생생하게 전달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지휘자와 오케스트라가 만들어내는 음악과 열정적 움직임이 청중에게 그대로 전해질 때, 공연의 감흥도 더 커지고 공간의 통합도 이루어진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덕분에 콘서트홀의 모든 객석은 가장 좋은 음향을 즐기면서 시각적 교감도 극대화할 수 있는 공간으로 완성되었다.

ⓒ Iwan Baan
ⓒ Iwan Baan

시민의 공간으로 거듭난 플라자

지상으로부터 50m 위에 설계해 기존 창고 건물의 지붕 높이에 위치한 플라자는 엘브필하모니의 건축적 성격을 가장 잘 보여주는 공간이다. 기존 건축물인 카이저스페이처의 동쪽 입구를 통해 진입한 방문객은 8층 높이에 있는 플라자에 도달하기 위해 긴 에스컬레이터를 타야 한다. 일반적인 에스컬레이터보다 훨씬 길고 휘어진 이 에스컬레이터는 처음 탑승했을 때 도착하는 지점이 보이지 않아 다소 두려움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50m 높이의 예전 산업유산 건물 내부를 한참 동안 오르다 보면 과거 함부르크 산업 시대를 지나 새로운 문화의 시대로 건너는 듯한 특별한 역사적, 공간적 경험을 할 수 있다.
플라자는 옛 건축과 현대건축, 산업 시대의 상징과 문화의 상징이 맞닿아 있다. 기존 벽돌 건물과 새로운 건물을 연결하는 공간이자 역사적 전환점을 상징하는 공간이며, 문화의 입구가 된다. 함부르크 시와 엘베 강의 장대한 풍경을 조망할 수 전망대가 자리한 이곳은 콘서트홀 티켓이 없어도 누구나 올 수 있는 공공 공간으로, 레스토랑, 바 등의 편의시설도 제한 없이 이용 가능하다. 플라자는 콘서트홀을 위한 티켓 오피스, 호텔 로비, 레스토랑, 바 등이 들어서 있어 전체 건물의 로비 역할을 하며 동선을 분류해준다. 2017년 1월 콘서트홀 개장에 앞서 2016년 11월부터 일반인들에게 플라자만 입장이 허용됐다. 그때부터 1월 필하모니 전체 개장까지 약 50만 명이 방문할 정도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엘베 강의 보석

ⓒ Michael Zapf

엘브필하모니의 독특한 지붕은 멀리서도 알 수 있는데, 덕분에 함부르크의 스카이라인이 변화되었다. 지붕의 형태는 물결을 의미하기도 하지만 음의 흐름을 형상화해 이곳이 콘서트홀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그렇다고 단순히 형태적 상징성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포도밭 모양의 콘서트홀 내부 객석을 외관에도 표현한 것. 외관을 장식한 유리 입면은 시간에 따른 하늘과 엘베 강의 변화를 건축물에도 나타내기 위해 적용됐다. 건축가들은 일반적으로 단순히 외부 풍경을 투영하는 수단으로 유리 입면을 사용하는데 헤르조그 & 드뫼롱은 세심한 입면 디테일로 빛과 반응하는 엘베 강의 모습, 아름다운 음악이 퍼져나가는 모습을 건축적으로 표현하고자 했다. 또 개별적 형상을 지닌 1000개의 유리 패널에 특성 있는 굴곡과 구멍을 디자인해 햇살에 비치는 강물이 산란하는 듯한 광경, 소리가 공기 중에서 퍼져나가는 과정을 외관에 나타내고자 했다. 이 유리 패널은 시간에 따른 엘베 강의 변화를 담는 스크린과도 같다. 그리고 엘베 강 위에 비친 엘브필하모니를 크리스털처럼 빛나게 한다.

On January 11, 2017, with the superb performance by the NDR Elbphilharmonie Orchestra, the Chancellor of Germany, Angela Markel, participated in the opening of the Elbphilharmonie that was under construction for the past 10 years. With its unique water-like shaped glass structure, it has received great interest throughout the world. It is already named as a new type of cultural facility in the 21st century, and a symbolic building which resembles the regeneration project of the Hamburg port a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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